제목 : 천국에서 걸려 온 전화 - 다 제목 : 천국에서 걸려 온 전화 - 다섯 번째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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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태껏 어디있었냐? 왜? 나한테 그러고 나니 쫄리디? 쫄보새끼ㅋ.
참, 너 무단결석이래. 과학쌤이~ 일찐이야 뭐야~ㅋㅋ”
아직도 충격에 빠져 대꾸할 힘도 없었던 나는 멍하니 허공만 주시했다.
그러자 원예진은 내 어깨에 손을 올리고 말했다.
“오늘 학교 끝나고 요 앞 분식집 골목으로와.
쫄리면 오지 말고 ㅋㅋ 아, USB도 가져와라?”
그 말을 하고는 여자애들과 다시 우르르 자리로 돌아갔다.
잠시 후 선생님이 들어오셨다.
“오늘은 수업 대신 학교폭력과 관련된 다큐를 보겠다. 자거나 딴짓 하면 성찰이니까 똑바로 보도록!”
곧이어 벽걸이 TV에서 다큐가 틀어졌다.
“사회의 축소판이라 불리는 학교, 그 속엔 사회보다 더 심각한 폭력이 존재한다. 바로 학교폭력”
외울정도로 많이 들었던 뻔한 멘트가 내레이터의 목소리로 설렘가득한 멘트로 바뀌었다.
피해자와의 인터뷰, 가해자들의 행동관찰이 끝나자 다시 내레이션이 나왔다.
“남자아이들의 경우 대부분 폭력으로 이어져 외상과 심각성을 쉽게 찾을 수 있지만,
여자아이들의 폭력은 대부분 지능적 이어서 외상과 심각성을 쉽게 찾을 수 없다.”
공감이 간다.
여학생들간의 폭력은 물증을 잡기 힘든 정신적 폭력이다.
‘은따’(은근히 따돌림을 당하는 아이) ‘아싸’(아웃사이더)와 같이 따돌림이 그 예다.
다큐를 보며 공감을 하고 있을 때 원예진이 다 들릴 정도로 크게 말했다.
“아니~ 왜 무조건 가해자 탓만 하는거지? 피해자들 탓도 해야지~ 그러게 누가 그렇게 튀는 행동을 하래?”
‘미친x, 지가 가해자인걸 알긴 아나보지?’
이럴 때 선생님은 뭐하고 계시는걸까 하고 앞을보니 이미 나가신 뒤었다.
“왕따 시킬만 하니까 왕따 시키는 거지~ 원래 약육강식 사횐데~ 그거가지고 큰일 마냥 방송하네”
원예진의 말을 듣자 엄마와 같이 대형병원 정신과에 갔을 때 의사선생님이 했던 말씀이 생각났다.
‘진짜 정신병원에 올 사람은 안 오고 그 사람한테 상처받은 사람들만 온다’ 라는 말.
다큐와 의사선생님의 말을 떠올리면 원예진은 ‘구제불능’에 상종 못할 ‘싸이코’지만
다른 애들은 내마음과 같지 않았다.
원예진은 키 크고 날씬하고 공부까지 잘하는 다른학생들의 워너비니까.
다큐가 끝날때까지 원예진은 쉴 세 없이 망언을 해댔다.
그리고 주변 자신의 친구들과 함께 나를 공격해댔다.
“솔직히 왕따 당하는 애들은 왕따당할 행동을 하지 않냐?”
원예진이 내 쪽으로 걸어와 내 책상에 걸터 앉으며 말했다.
“인정 인정 겁나 나대”
“주제에 맞게 짜져살면 얼마나 좋아?”
“그니까, 그러면서 학폭당하면 가해자 탓만 하고”
나를 저격하는 심장을 찌르는 말을 듣는 것 보다 더 슬픈 것은 어느 하나 원예진에게 그만 하라고
말하는 애들이 한명도 없다는 것이었다.
‘그래, 어차피 난 혼자였는데.. 뭘 기대하겠어..’
대부분 애들은 자거나 노트북으로 게임을 하고있어다.
관심이 전혀 없다는 표정이었다.
원예진 입에서 나온 온갖 욕설이 난무하는 상황에서 불행 중 다행인 것은 갑자기 슬퍼진 탓에 멍해져 아무런 말도 들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시간이 흐르고 다큐가 끝나 갈 때 쯤 선생님이 들어오셨다.
“다들 잘 봤지? 우리반에서 학폭 일어나면 징계위원회 가기 전에 나한테 맞아 죽을꺼니까 문제 일으키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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