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6.
선생님의 말씀에 아이들이 키득키득 웃었다.
아이들의 반응처럼 선생님의 말씀은 웃어 넘길 만한 우스운 말이었다.
담임선생님이 학생들에게 무관심 한 것은 나뿐만 아니라 우리반 전체를 넘어서 전교생이 다 알기 때문이다.
학교 규칙을 어기는 행동은 엄하게 대하지만 정작 학생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문제는 관심이 없다.
“남은 시간 자습해라”
선생님이 별 말씀 없이 나가시는 것을 보니 실험실에서 일어난 사건을 모르시는 것 같다.
쌤이 말 안하셨나?
“아 신주원 교무실로”
‘그래 그럴 리가 없지’
내가 일어나서 따라가자 원예진 패거리들이 뒤에서 낄낄댔다.
“또 본다? 아침에도 본 것 같은데”
담임선생님 옆자리에 계신 3학년 문학 선생님이 고개를 빼꼼 내밀고 말씀하셨다.
“여기 앉아라”
선생님이 문학선생님의 시선을 피해서 교무실 안 회의실로 가시더니 의자를 꺼냈다.
내가 조심스레 의자에 앉자 선생님이 망고주스가 담긴 플라스틱 병을 책상에 올려놨다.
나한테 주시는 건 줄 알고 손을 뻗자 선생님이 주스를 휙 낚아챘다.
그러고는 뚜껑을 열어 벌컥벌컥 원샷을 하셨다.
“크아~ 너도 마실래?”
“아..아니요ㅋ..”
잠시 정적이 흘렀다.
“오늘 얘기 다 들었다. 원예진이랑 싸웠다며”
“네”
“왜 싸운거야”
“원예진이 자꾸 무시해서요..”
그러자 선생님은 글씨와 숫자가 적힌 포스트잇을 주며 말했다.
“하..주원아..그거 네 망상이라고 했잖아. 아무것도 아닌 일에 네가 의미부여 하는 거라니까?..
1시까지 1층 위클래스로 가봐, 거기 선생님이 심리치료사여서 잘 상담 해주실거야”
‘기승전 내 탓이구만’
아니 원예진도 잘못한게 있는데 왜 나한테만 그러는거야 정말. 한 마디 하고 싶지만 여기
더있다간 옆에 화분에서 나는 썩은 양파 냄새에 코가 마비될 것 같아서 그냥 나가겠다.
“네엡- 안녕히계세요”
“꼭가!”
뒤에서 선생님이 소리치셨지만 못 들은 척 하고 문을 닫았다. 어차피 안갈꺼니까
교실에 들어가자 내 의자에 앉아 원예진과 떠드는 부반장이 보였다.
예전 같았으면 아무 말 못 했겠지만 이젠 아니다.
나에 대해 그렇게 말했는데 좋아할 리가.
곧바로 내 자리로가 부반장 앞에 서서 말했다.
“나 앉아야 돼”
라고 말했지만 그는 꼼짝도 하지 않았다.
“야, 나 앉아야 된다고”
그래도 그는 계속 원예진과 손을 잡고 떠들었다.
여기 서서 아무리 백 날 소리쳐봤자 그는 꼼짝도 안할 걸 알았기에 책상을 발로 밀어 넘어뜨렸
다. 큰 소리에 놀란 원예진과 부반장은 날 쳐다봤다.
“뭐야!”
“미쳤냐 니?”
부반장이 벌떡 일어났다.
“내가 나오라고 했잖아 근데 무시한건 너야”
“그렇다고 책상을 발로 차?”
“책상 발로 찬게 뭐 어때서? 니 여친은 내 배도 찼는데?”
“이게 진짜!”
부반장이 날 때리려 손을 들다 말고 내 배를 차 넘어뜨렸다.
“아!”
“너 좀 나대지좀마, 찐따면 찐따답게 살라고”
“너야말로 나대지 좀마! 니네가 반장이냐? 일진이지 그냥! 아주 끼리끼리 잘 노시는 구만?!”
그러자 더 열을 받은 부반장이 나를 밟으려고 발을 높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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