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에서 걸려 온 전화 - 두 번째 스토리
2.
“너 이제 막나가겠다는 거야?”
“저 2분 밖에 안 늦었는데요?”
“그거 말고.”
“네? 그럼...”
“너 원예진 USB 훔쳤다며?”
“예? 아니에요! 그거 헛소문이에요!”
“애들이 다 그러던데? 네가 훔쳤다고.”
“쌤! 저 진짜 아니에요. 제가 안 훔쳤어요.”
내가 계속 부정해도 쌤은 끝까지 나를 의심했다.
“,,, 그래 일 크게 키우고 싶지 않으니까 빨리 화해하고 끝내자.”
“아네, 쌤 진짜 저 아니라니까요?”
“쌤도 알아. 네가 고의로 그런거 아니라는 거. 내일까지 가져와라.”
알겠다면서도 자꾸 나에게 USB 반납을 요구하는 선생님이 황당해서 넋을 놓고 선생님을 쳐다봤다.
“이제 가봐. 이동수업 아니니?“
결국 나는 벙 찐 상태로 교무실을 나왔다.
‘아침부터 진짜 재수가 없네..’ 교과서를 챙겨서 과학 실험실로 향했다.
아슬아슬하게 도착했지만 벌써 선생님이 와 계셨다.
“오늘은 예고 했던대로 탐구 실험을 하겠다.“
선생님이 말을 마치자 아이들이 둘씩 짝을 이루기 시작했다.
역시 나는 같이 조를 꾸릴 친구가 없었다.
“선생님! 저는 조가 없는데요?”
그러자 과학 선생님은 가뜩이나 좁은 미간을 더 좁히며 인상을 썼다.
“그런건 네가 미리 준비했었어야지.”
”저 저번주 금요일에 학교 빠졌....”
선생님은 내 말이 끝나기도 전에 칠판을 두드리며 아이들에게 소리쳤다.
”야! 신주원 데리고 갈 팀!“
그러자 방금 전까지 시끌벅쩍하던 실험실이 한 순간에 조용해졌다.
아이들은 서로 눈치만 보고 있었다.
”아무도 없어?“
그때, 원예진이 손을 번쩍 들며 말했다.
“쌤! 저희팀에 낄께요..”
맙소사!!!!
선생님은 원예진의 말을 듣고 대견하다는 듯이 웃었다.
“역시 반장이네. 신주원 저기로 가!“
원예진은 내가 책상에 가방을 내려놓자 선생님께 지었던 미소를 싹 풀고 나를 한심하다는 듯이 쳐다봤다.
“하... 진짜 민폐다. 민폐야!“
원예진의 말에 욕이 나올 뻔 했지만 여기서 욕을 하면 더 심한 왕따가 될 것 같아서 꾹 참았다.
한창, 실험계획을 짜던 중 “줄기세포 관찰하려면 현미경 필요하니까 ...
신주원! 네가 가져와.“
“어? 현미경을 어디서 구해?”
“그건 네가 알아서 해야지. 끼워주는 것 만으로도 고맙게 생각해“
이 자식 분명 날 골탕 먹이려고 이러는 거다.
애초에 날 팀에 넣은 것도 이상했다.
원예진은 자기 마음대로 준비물을 나한테 맡기더니 옆자리 친구와 탐구설계를 하고 있다.
신경전 버릴 바엔 그냥 조용히 있고 싶었지만 어릴 때 들었던 ‘천덕꾸러기’가 되고 싶진 않아서
그들 옆으로 의자를 바짝 당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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